카스티야이레온 자치지역 중앙부, 두에로강(Río Duero) 양쪽 기슭을 따라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와인 생산 지대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바야돌리드주(Provincia de Valladolid), 부르고스주(Provincia de Burgos), 세고비아주(Provincia de Segovia), 소리아주(Provincia de Soria) 등 카스티야이레온 자치지역의 4개 주에 걸쳐 있다.
세계 3위의 와인 생산국인 에스파냐의 많은 와인 생산 지대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1982년 6월에 공식적인 와인 생산 지대로 지정되었다. 전통적으로 레드 와인 생산에 치중하고 화이트 와인은 극히 소량만 생산한다. 레드 와인 생산에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템프라니요(Tempranillo)이다.
여름철에는 낮 기온이 40°C까지 올라가지만 밤에는 15~20°C로 내려가는데, 이러한 심한 기온 차이 때문에 이곳에서 재배되는 포도는 당도가 높고 산도는 적당하게 유지되어 와인 제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으로 에스파냐산 와인 가운데 가장 가격이 비싼 베가시실리아(Vega Sicilia)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마드리드(Madrid) 북쪽의 리베라 델 두에로(Rivera del Duero)는 스페인에서 가장 빠르게 와인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신화적인 와인 생산자인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가 만든 우니코(Unico)가 유명하다. 우니코(Unico)는 주로 템프라니요(Tempranillo) 포도와 20%의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로 만드는데, 농도가 진하고 수명이 오래가므로 오크통(Oak Cask) 속에서만 10년 이상 숙성하는 등 오랜 기간 숙성해야 하는 아주 값비싼 와인이다.

마드리드 북쪽으로 129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는 카스티야 이 레온 지방에 자리 잡고 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한 끝없이 뻗어 있는 이 땅은 바위투성이의 고원과 험한 암층 지대로 이루어진 거칠고도 인상적인 곳이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집필하던 이 황금빛 평원에서 포도밭은 진통을 겪는다. 오래된 포도나무들은 험한 토양에서 줄기를 뻗고 나오는 것이 아주 힘겹기라도 한 것처럼 옹이가 박혀 있다.
1.스페인 와인의 기적
현대 스페인 와인의 기적이라 불리는 리베라 델 두에로는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페인 내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와인 산지였다. 당시만 해도 이 지역의 와인들 대부분은 조합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품질이나 명성을 내세우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1860년대에 포도원을 설립하여 이 지역 최초로 최상급 레드 와인을 만들어낸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는 스페인 최고의 와인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 한 가지 와인만으로 전체 지역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리베라 델 두에로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로, 이미 널리 알려진 베가 시실리아 외에 이 지역의 또 다른 와인인 페스케라(Pesquera)가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부터이다.
이를 계기로 많은 와인업계 종사자 및 평론가들이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와인이 가진 잠재력과 놀라운 성장력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지역 와인 생산자들은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현재 리베라 델 두에로에는 260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의 우수한 와인메이커들이 등장해 다양한 고품질 와인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2.오랜 세월 와인 양조의 전통을 잇다
옛 카스티야 평원을 가로지르는 두에로(Duero) 강은 포르투갈까지 이어져 흐르면서 포트 와인의 고향인 도오루 강으로 그 이름이 바뀐다. 명칭은 바뀌지만 이 강과 그 지류들의 넓은 계곡은 오랜 세월 와인 양조의 전통을 잇고 있는 곳으로, 두 나라의 전통적인 와인 산지로 손꼽히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지역은 고도 약 840m에 이르는 고지대로 낮에는 덥고 밤 기온이 확연하게 서늘한 대륙성 기후를 보인다. 8월 말, 정오의 평균기온은 섭씨 35도를 웃돌지만 야간엔 12도로 급락하며, 햇볕과 공기는 고지대 특유의 건조함과 청명함을 지닌다.
와인 역시 선선한 밤 기온 덕분에 생생한 산도를 지닌다. 강렬한 색과 과즙의 풍미가 담긴 이 지역의 레드 와인은 리오하의 와인 스타일과는 상당히 다르다.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는 거의 레드 와인만 생산한다. 최고급 레드 와인은 농축도가 강하고 살집이 많으며, 원숙하고 구조감이 좋다. 또한 공격적이지도 않고 타닌이 많거나 알코올이 높지도 않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이룬 품종은 전통적인 품종인 템프라니요(틴토 피노 Tinto Fino라고도 한다)이다. 리베라 델 두에로의 대륙성 기후와 만난 템프라니요는 두껍고 진한 색의 껍질을 지니며 리오하에 비해 산도가 훨씬 높다.
또한 와인 색이 진하고 파워풀한 타닌과 블랙베리, 자두와 같은 진한 과일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잘 만들어진 와인은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숙성되며 품질이나 스타일 면에서 프랑스 메독 지역의 크뤼 클라쎄(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증하는 등급) 와인과 비견되기도 한다.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는 전통적인 품종인 템프라니요 외에도, 가르나차, 보르도 품종인 카베르네와 메를로, 말벡 품종이 100년 이상 재배되어 왔다.

3.잠재력을 가진 리베라 델 두에로
리베라 델 두에로의 와인은 1990년대부터 크게 유행하여, 1982년 DO 등급(스페인의 원산지 등급 중 하나)으로 지정되었을 당시 24곳에 불과했던 와이너리의 수가 지금까지 260개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이 지역은 2008에 DOC 등급(스페인 원산지의 최고 등급)으로 승격되었다).
과거에 곡물과 사탕무를 주로 재배했던 넓고 높은 고원에는 현재 2만 헥타르 이상의 포도밭이 들어섰다. 그러나 이 곳이 포도를 재배하기에 결코 쉬운 지역은 아니다. 한 포도원 내에서조차 포도가 익는 속도가 저마다 다를 정도로 토양의 성격이 상이하다.
또한 리오하처럼 이 지역의 많은 와이너리들도 포도를 계약 재배한다. 200헥타르 이상의 밭을 가진 베가 시실리아도 다른 재배자들과 계약을 맺어 품질 좋은 포도를 확보한다.
신생 와이너리들 사이의 포도 확보 경쟁은 전쟁에 비유될 만큼 치열하다. 스페인의 명품 와이너리인 핑구스(Pingus)와 같은 일류 양조자들은 자신의 포도공급처에 관해 일절 함구한다.
1980년대 후반에 설립된 와이너리를 제외하면 리베라 델 두에로는 몇 세기를 지나면서도 변한 것이 없는 것같다. 옛날과 다름없이 이곳은 대부분 메마르고 황량하다.
하지만 이곳의 와이너리들 가운데는 세계적인 기업의 대대적인 투자를 받은 곳이 많으며, 또한 이미 다른 와인 지역(특히 리오하)의 유명 와인 생산자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만큼 스페인의 리베라 델 두에로는 와인 산지로서 매력적인 곳이며 지금보다 더욱 다양하고 우수한 와인들을 생산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라는 점이다.
베가 시실리아
VEGA SICILIA
스페인에 전설적인 도멘이 있다면, 그건 당연히 베가 시실리아이다. 카스티야 이 레온(Castilla y León)의 바야돌리드(Valladolid)시 근처에 위치한 도멘은 200헥타르에 펼쳐져 있고, 해발 700미터에서 두에로(Duero)강을 굽어보고 있다.

베가 시실리아
210헥타르 |
카스티야 이 레온 |
250,000병/년 |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
템프라니요(tempranillo),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
이 연대기는 1848년 발부에나(Valbuena) 후작이 재정적 난관에 봉착해 자신의 도멘 중 일부를 돈 토리비오 레칸다(Don Toribio Lecanda)에게 팔면서 시작된다. 그의 아들 엘로이Eloy는 이 밭을 상속받고 보르도 여행길에서 가지고 온 카베르네, 카르메네르(carménère), 말벡과 기타 다른 품종들을 심었다.
가축사육, 과수원과 도기 생산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로 살아가던 도멘에 있어 이는 분명히 엉뚱한 생각이었다. 19세기말, 레칸다 가문도 동일한 재정적 어려움으로 도멘을 에레로(Herrero) 가문에 매각했다.
암울한 스토리가 계속 이어져 에레로 가문은 필록세라로 인해 타격을 받은 리오하의 생산자 코스메 팔라치오(Cosme Palacio)에게 도멘을 임대해야 했다.
10년의 시간이 흘러, 에레로 가문은 모든 재산을 회수했다. 그러나 코스메의 경영 대리인이었던 쵸민 가라미올라(Txomin Garramiola)가 정착시킨 시스템은 에레로 가문과 교류하는 매우 부유한 상류층 사람들을 만족시켰다.
결국 그는 도멘에 남았고, 우니코(Unico)와 발부에나(Valbuena)라는 두 퀴베를 만들어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VIP들에게 제공했다.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 스페인에서 가장 비싼 와인의 신화가 시작되었다. 1933년 쵸민 가라미올라의 사망 후, 도멘은 붕괴했다.
새로운 베가 시실리아와 전 세계에서 가장 최고급 와인인 유니코가 다시 빛을 발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1982년 알바레스 가문의 매입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 지역으로서는 상당히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름인 ‘엘 파고 데 라 베가 산타 세실리아 이 카라스칼(el pago de la Vega Santa Cecilia y Carrascal)’은 이름이 너무 길고 복잡해서 기억하기도, 발음하기도 어려워 아마도 도멘 이름의 이니셜을 딴 것 같다. 이렇게 '베가 시실리아'라는 이름이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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